많이 변했지만 더욱 더 변하고 싶어요
저는 남의 시선을 받는 것 자체를 엄청나게 무서워했던 찐따 중의 찐따였습니다. 안 좋은 말을 듣거나 호구 취급을 당해도 화는 커녕 ‘괜찮아’하면서 웃어넘겨왔습니다. 속은 부글부글 끓이면서 말이죠.
또 대화할 때 남의 비위만 맞춰 주느라 맘에도 없는 말만 뱉고,
나중엔 진정성이 없는 저의 모습에 대해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어요.
15단계의 미션들은 이 가면을 조금씩 벗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3단계를 하는 데 한 시간이 넘어 걸렸고, 4단계는 처음 나갔다가 한시간 넘게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온 이후 1주일 동안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사람들의 벌레보는 듯한 시선과 짜증 섞인 말투가 너무나 무서웠어요.
제 존재 자체가 거부당하는 듯 했거든요.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보일 때마다 그 날 하루 동안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나 자신이 한심해지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알거지인 제가 40만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했다는 사실이 저를 결국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1만원 대 옷을 살때도 하루 종일 고민하던 제가 40만원을 투자했다는 건 엄청난 결정이었거든요.
그리고 앞서 언급한 심리적 고통들을 겪고, 또 겪고, 계속 겪으니, 어느 샌가 무뎌지기 시작했고 나중엔 너털웃음으로 털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경험의 연속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몸소 체감했습니다.
일터에 오는 사람들에게도 부끄러워서 인사를 못하던 제가 어느 새 버스를 타고 내릴때마다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있더군요.
또한 텐션이 낮아질 때 억지로 끌어올리는 기술도 어느 정도 익혀서 기분이 우울할 때마다 미션들을 한 두번 섞어서 시행하거나 자아개방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40만원은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이런 값진 프로젝트를 만들어주신 숀댄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그 때 40만원을 투자한 저의 결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ㅎㅎ 다음 시즌이 열리면 주위의 소극적이고 자존감 낮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해주려 합니다.
15단계를 끝내며 들었던 생각은 후련도 했지만 허무함도 컸습니다. 지금까지는 숀댄님의 코칭과 주어진 미션을 통해 따라왔지만, 이제부턴 제가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는 사실에 정신적 지주를 잃은 느낌이랄까요.
미션을 하며 얻었던 자신감은 미션이 끝난 후에도 계속 시도하며 경험을 쌓아야 유지가 된다는 사실과 그렇지 않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씁쓸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이런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제 자신에 대해 실망도 했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많이 왔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나는 갈 길이 멀었구나'라는 현실에 공허함이 생겼어요. 한 달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건 저의 지나친 욕심이겠죠.
하지만 값진 '경험'을 얻었기에 예전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조금만 노력하면 다시 쉽게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프로젝트 정말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루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귀한 프로젝트 밤낮으로 열일하며 만들어주신 두 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길가다 마주치면 커피숍으로 납치할겁니다.ㅎ
거절은 거절합니다.ㅋㅋ 숀, 댄 형님께 큰절 오지게 박으면서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