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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준
한 달 여간의 여정

(글이 좀 길어요. 신청하기 전부터 지금까지의 제 생각을 가감없이 적어나가겠습니다.)

 

  작년 숀댄을 처음 알게 되고, 나에게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다.

 

 휠체어타고 번호받기, 가면을 쓰고 번호받기, 거지분장을 하고 번호받기, 외국인에게 한국어로, 한국인에게 외국어로 말하면서 번호받기 등의 콘텐츠는 많은 이성을 만나보고 싶은 나의 가슴에 큰 파도처럼 다가왔고, 숀과 댄의 개인 스토리 영상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마치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소심하고, 남들에게 휘둘리고, 외적인 자신감도 하나도 없던 나에게는 숀댄이라는 존재 자체가 내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빛이자 희망으로 보였다.

 

 숀댄의 영상을 수도 없이 봤고, ‘나도 이들처럼 따라할 수 있겠지’란 막연한 생각으로 작년 이맘 때쯤 영등포로 번호를 따러 나갔는데, 말을 채 듣기도 전에 도망가는 여성 분과 벌레 내쫓듯 손을 훠이훠이 젓는 여성 분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호기롭게 나도 숀댄처럼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그 순간 이후로 가루가 됐고, 그 충격에 숀댄티비에서 잠시 멀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별거 아닌데, 그 때는 내 자존감과 자신감을 땅을 뚫고 지각과 멘틀을 넘어 핵까지 가게하기에 충분한 괴로움이었다. 길거리에 나가면 정말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넘쳐났고, 홀로 쇼핑하러 나가거나 약속을 나갈 일이 있어 길을 걸을 때면 세상 다정하게 걷고 대화하는 커플들이 눈 앞에서 계속 보였다. 

 

 마치 딴 세상 같았고, 기껏해야 장기 연애가 한 번이 다였던 나에게는 26살 먹고 뭐하고 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나를 바꾸기 위해 헬스장을 등록하고, 대외활동을 미친 듯이 신청해서 대학교 마지막 학기에는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고, 이성도 몇 번 만나보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무언가가 바뀌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내 자신을 편하게 드러내지 않아서 불편했고, 이성들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꾸며진 가식과 자신감은 만나는 기간 내내 오히려 나를 힘들게 했다. 

 

 한 번은 어떤 이성에게 자신감 있는 척으로 다가가서 큰 매력을 느끼게 했던 적이 있는데, 초반에 그 이성은 나의 거짓된 자신감과 당당함에 큰 매력을 느끼고 좋아해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거짓된 모습이 점차 걷어졌고, 점점 식어갔다가 결국엔 멀어지게 됐던 경험이 있다. 나는 이 모든 걸 외모의 탓으로 돌렸다. 

 내가 키가 조금 더 컸더라면, 어깨가 좀 더 넓었더라면, 턱선이 있고 코가 더 예뻤더라면 식의 외모의 탓은 나를 더 움츠리게 만들었고, 자신감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잠시 잊고, 한창 인턴 업무에 공부에 바쁘게 지내고 있던 와중, 작년에 이메일 알람을 신청했던 것으로부터 숀댄티비의 온라인 코스 관련 메일을 받게 됐다. 예전에는 신청기간을 놓쳐서 못했었는데, 할까말까 고민이 많이 됐다. 이전의 경험으로부터 자신감은 외적인 것으로부터 나온다고 스스로 결론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보다 나아지고 싶은, 변하고 싶은 마음은 컸기 때문에 정말 많이 고민했고, 일단은 이메일에서 하나하나 영상이 올라오니까 그걸 보고 결정해보자 생각했다. (사실 이 이메일이 바로 온라인코스 결제로 안내하고 그 이후부터 온라인코스를 시작한다는 방식이었다면 신청을 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상 하나하나를 보고 과제를 하나씩 제출하면서 ‘한번 해보고 아닌 것 같으면 환불하지!’라는 생각으로 신청을 하게 됐다.)

 

 신청을 했지만 의심은 계속 있었다. ‘이걸 다 한다고 과연 자신감이 생기겠어?’하는 생각이 팽배했다 첫 미션은 사람들과 눈 마주치며 길을 걷는 것이었는데, 보자마자 너무 쉽다고 생각했지만, 하고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느꼈다. 

 

 평소에 내가 얼마나 사람들과의 눈 마주침을 안했는지 성찰해 볼 수 있었다. 그런 성찰의 시간을 과제에서 100% 아니, 200% 가질 수 있었고, 다음 미션부터는 포럼에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소통하며 더욱 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단계가 거듭될수록 점점 어려워지고 버거워지는 걸 느꼈고, 며칠씩 정체되는 구간도 있었다. 나가는 거 자체가 큰 스트레스였고, 온갖 핑계를 대면서, ‘다음에 해야지’ 하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절대 포기하기는 싫었다. 

 

 여기서 포기한다면 앞으로 변화를 위해 무엇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단계를 깨나갔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미션이 끝나고도 더 복습했다. 과제가 무서워서 잠시 피했을지라도 집에 가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다시 도전하려고 했고,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다른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맞서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전의 나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것들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미션을 깨고자 하는 강한 열망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미션을 진행하면서 정말 신기했던 건,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와... 저걸 어떻게 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내가 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9단계 전에 포럼에서, 혹은 단톡방에서 누가 팔벌려뛰기나 팔굽혀펴기를 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와 저걸 어떻게 해? 나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겁이 너무 났다. 

 

 하지만 며칠 후 온갖 휴게소와 역사 내, 혹은 길거리에서 기분이 안좋을 때마다 틈만 나면 하게 됐고, 길거리에서 자아개방이라며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이건 못하겠다’ 생각이 들었던 것도 15단계 깨고 나서 신촌 수많은 사람 앞에서 해냈다. 이걸 보면서 마음만 먹으면 못할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단계를 거치면서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높게만 보였던 졸업생들이 지금은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성장한 내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의심으로 가득찼던 것이 지금은 확신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고,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마음 먹으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 즉 자신감이 생겼다. 

 

 예전이었으면 온갖 핑계를 대면서 못했을, 또 ‘나는 왜이럴까?’, ‘결국엔 외모가 뛰어나지 않아서야’ 하면서 자기비하나 한탄만 했을 거다. 이제는 ‘두려움을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잘 다룰 수 있을까?’, ‘기분이 다운되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업시킬 수 있을까?’ 하는 건설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밑바탕에는 지난 한 달 여간의 '경험'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들었지만 성취했던 이런 경험들은 앞으로도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힘들고 지칠 때 버티게 해주고,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숀형, 댄형께 너무 고맙고(이미 기한이 지났지만, 환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도 절대 안했을 것이다.

이미 내가 낸 돈 그 몇 배 이상의 가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같이 포럼에서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동기들, 선배님들 모두에게 고맙다. 

 

 졸업했지만, 종종 여기 들어와서 아직 졸업하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동기들에게 힘도 주고, 때로는 내가 어떻게 했을 때 좋았었는 지 조언도 해주려고 한다.

 

p.s 사실 너무 아쉽다. 이 코스를 조금만 더 빨리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크게 남는다. 앞으로는 공부에 조금 더 전념해야하기 때문에 밖에 나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쟁통에도 애는 낳았다는 말이 있듯 기회가 되면 나와서 훈련했던 걸, 경험했던 걸 당당하게 자신감있게 펼쳐보이고 싶다.

 

 다음 온라인코스도 기회가 된다면 꼭 수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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